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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무대 4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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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무대 410 이찬해 판소리 다섯마당 시리즈 IV 판소리 리믹스 "춘향가"
첫방송 2010-04-11 I 길이 1시간 20분 I 음향 STEREO
수록곡
1. 판소리 리믹스 "춘향가" 1부
- 작곡: 이찬해 지휘 : 유주환
2. 판소리 리믹스 "춘향가" 2부
- 작곡: 이찬해 지휘 : 유주환

[출연]

┃판 소 리 : 서정민

┃생   황 : 김효영


┃해   금 : 김유나


┃바이올린 : 김지훈, 한규선


┃비 올 라 : 정지은


┃피 아 노 : 민아린


┃타 악 기 : 윤경화


┃지   휘 : 유주환





프리뷰
Preview
판소리와 실내악을 위한 <춘향가>, “꿈이 춤을 춘다.”
Chunhyang-ga for pansori and chamber music, "Dreams Are Dancing"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과 기생 월매의 딸 성춘향은 서로 깊은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몽룡의 아비가 임기를 다하게 되자 몽룡은 서울로 돌아가게 되고, 두 사람은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된다. 이후, 춘향은 신관 사또의 수청을 요구받고 춘향의 거절은 옥고(獄苦)로 이어진다. 결정적 순간, 어사또가 되어 돌아온 몽룡, 급박한 상황의 춘향을 구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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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의 탄생 (The birth of Chunhyang)
봄의 향기란 이름의 춘향(春香),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최고의 신붓감으로 활짝 피어났으니!
 
춘향과 몽룡의 사랑 (The Love of Chunhyang and Mong-ryong)
천하일색 춘향을 향한 몽룡의 사랑고백. 둥둥 내사랑, 어허 둥둥 내사랑, 사랑이로구나!
 
춘향과 몽룡의 이별 (The Parting of Chunhyang and Mong-ryong)
서울로 떠나는 몽룡, 잡을 수 없는 춘향의 애절한 맘. 아이고 여보 도련님......
 
신관 사또의 부임 (The Appointment of a New Governor)
남원으로 향하는 신관 사또의 급하디 급한 마음, 그 행차를 재촉하는디......
 
옥중의 춘향 탄식 (Sighs of the Imprisoned Chunhyang)
신관 사또의 수청을 거절한 춘향, 옥고를 치루다! 죽어서도 도련님의 망부석이 되리오......
 
어사또가 된 몽룡과 춘향모의 상봉 (The Reof Chunhyang’s Mother and Mong-ryong, the Royal Secret Inspector)
초라한 몰골로 변장한 몽룡, 그 꼴을 보고 사위의 금위환향을 기대한 춘향모, 드러눕다!
 
춘향과 몽룡의 재회 (The Reof Chunhyang and Mong-ryong)
어사또로 돌아온 몽룡, 춘향과의 극적 상봉을 절절허게 나누는디......
 
동헌의 경사 (Celebration at the City Hall)
어사또 사위를 맞는 춘향모, 이것이 꿈이냐, 생시냐, 얼씨구 절씨구 칠씨구 팔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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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疏通)의 꿈 (The Dreams of Communication)
작곡가는 작품을 통해 소통을 꿈꾼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와의 호흡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작곡가 이찬해는 삶이라는 시간성을 통해 춘향과 몽룡의 이상이 그 어떤 시대나 존재하고 있음에 안도하며, 서양적 음악재료 안에 우리 소리의 가치(價値)를 음악이라는 하나의 현상 내에 “꿈”이란 메시지들로 전달하고 있다.
 
 
“꿈”의 음악적 표현은 동서양의 모든 문화권 안에서 자유 한다. 이렇듯 작곡가 이찬해에게 “꿈”은 시공(時空)의 한계를 넘나드는 단 하나의 언어가 되는 셈이며, 이러한 “꿈”의 이상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춤”의 변환 과정을 거쳐 완성되게 된다. 즉 생황과 해금에 의한 프롤로그는, 현악 4중주의 춤으로, 해금 독주의 춤으로, 실내악의 춤으로, 다시 현악 4중주와 해금의 만남으로, 타악기와 피아노가 가세한 실내악을 위한 에필로그로 이어지며 작곡가의 내적 경험의 언어들이 잠재의식에서 악보로, 또다시 소리 현상으로 “음악적 춤”이란 매개체를 통해 청자(聽者)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모순(矛盾)... 그리고 수용(受容) (Paradox… and Tolerance)
<춘향가>는 작곡가 이찬해에게 판소리 다섯 마당의 완성이라는 대작업의 네 번째 작품이다. 100여 종의 이본(異本)이 있는 소설이 <춘향전>이고, 청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판소리가 <춘향가>라는 대목은 작곡가의 창작 영역에 있어 그 얼마나 버겁고 무거운 짐이었으랴.....
<춘향전>원작에 나타난 조선시대 양반과 민중간의 봉건적 지배체재의 구조는 작품에 내재된 일정한 한계와 모순을 묵인함으로 누구에게나 사랑 받을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을 만든다. 한 예로, 춘향은 몽룡을 통한 은밀한 신분상승을 꿈꾸며, 어사또의 극적 출현은 한순간에 탐관오리까지도 벌하게 만든다. 즉 “신분차를 극복한 젊은 남녀 간의 이야기”라는 주제적 줄거리는 이미 작품 저변에서 “비현실적 사랑의 실현화”를 향한 이중적 모순구조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며, 이 모두는 작곡가의 언어를 통해 “꿈”으로 상통(相通)하고 있는 것이다. 작곡가는 작품을 통해 모순과 갈등, 그 자체를 전부 인정한 것이다.
 
이제, 작품에 나타난 모순의 수용구도를 이야기해 보자.
 
작품에서 표현된 모순구도의 수용은 첫 번째, 형식의 통일미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작품은 바로크시대의 협주곡에서 합주부분과 독주부분이 번갈아 나오듯, 꿈의 춤과 판소리 대목이 교대로 나타나는 리토르넬로(ritornello)의 구조를 연상하게 한다. 작품의 구도가 일정한 유형의 틀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음악이 갖는 절제미를 통해 작품의 고전적 성향을 더욱 부각되게 만들고 있으며, 더 흥분된 변화를 향해 달려가는 모티브와 테마의 제어장치로서도 기능한다. 그러므로 이 작품의 형식은 “춤”이란 변형을 향한 지속적 몸부림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도구요, 작곡가 내면의 꿈틀거림이 자제되고 승화되는 수단이 된다.
 
두 번째, 뛰어난 리듬적 상상력의 뒷받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작품 내에서는 원시적인 리듬색채가 나타나는가 하면, 전조되는 듯한 박자진행과 비대칭적 리듬이 혼재(混在)한다. 그러므로 작품의 캐릭터들은 동서양 리듬의 모순적 대비 구도를 뛰어 넘어 무한(無限)의 범주를 경험하게 되며, 결국은 우리 음악이 갖는 리듬적 자유로움이 서양 리듬의 재탄생을 의미하게 된다.
 
세 번째, 앙상블에 의한 음악적 주인공들의 차별화 된 성향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먼저, 프롤로그를 보자. 종묘제례의식의 대표적 찰현(擦鉉) 악기인 해금과 민속악(民俗樂)에 대치되는 개념인 정악(正樂)에 사용되던 생황의 귀족적 등장은 춘향과 춘향모의 신분상승의 허상에 대한 동경으로 그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작곡가는 이미, 작품에 등장할 갈등구조에 대한 복선을 악기조합으로써 제시한 것이다. 또한 작품 안에서 바이올린은 여성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비올라와 첼로는 남성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데, 특히 흔들리는 여운의 진동을 갖는 해금과 서양악기들의 결합은 주인공들의 섬세한 성격적 묘사력을 한층 돋보이게 만든다.
 
<춘향가>전체를 통해 작곡가는 춘향과 몽룡의 사랑과 이별, 재회, 신관 사또의 등장과 암행어사장과두 등의 대목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누가 뭐래도 <춘향가>에 있어 최고의 절정은 몽룡이 어사또가 되어 행차하는 부분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청자들은 그동안 갖고 있던 주인공들의 심리적 갈등에 대한 뿌듯한 해방감을 느끼며 숨 가쁜 절정의 종지부를 향해 전력질주를 다한다. 즉 실내악을 통한 이 격정적 춤의 실현은 자진모리 장단과 고수의 추임새, 발림 등을 상징하는 피아노와 타악기의 합세로 더욱 급박하게 이루어진다.
 
끝으로, 우리는 에필로그의 맨 마지막 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비로소 이 모든 갈등과 모순을 극복한 춘향과 몽룡이 사랑의 승리를 상징하는 챠임벨의 즉흥연주에 맞춰 기가 막힌 한바탕 춤판을 벌일 테니 말이다.
 
사랑과 환희(歡喜)의 춤 (The Dance of Love and Delight)
우리 소리를 생각해보자. 온몸의 흐느적거림 속에 선율이 있고, 리듬이 있고, 박자가 있고, 다이나믹이 있고, 조화가 있고...... 또 덧없는 인생이 있다. 작곡가는 음악에서 자신이 드러내고자 했던 내면의 많은 번민들을 꿈의 춤사위를 통해, 때론 신명나게, 때론 고달프게, 때론 사랑스럽게, 때론 잔인하도록 시리게 그 아픔들을 쓸어내려가고 있다.
 
 
춘향과 몽룡, 춘향과 신관 사또, 또 몽룡과 춘향모가 그려낸 음악적 관계들에는 삶에 대한 희로애락(喜怒哀樂)의 미학이 담겨져 있다. 작품을 통해 작곡가는 음악 그 자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두었을 때만이 원하는 답을 구할 수 있음에 솔직하고 담대하게 다가서고 있다. 작곡가는 작품 안에서 그저 그녀의 음악적 주인공들과 묵묵하게 그 길을 동행하며, 그들이 맺어가는 관계들과 답을 나누고자 했으며 또다시 세상과의 소통을 꿈꾼 것이다.
 
 
“사람은 헛것 같고 그의 날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으니이다.” (시편 144: 4)
“Man is like a breathhis days are like a fleeting shadow.” (Psalms 144:4)
그림자에게는 무엇인가가 존재(存在)함을 보여주는 몫이 실어져있다. 즉 그림자의 역할은 실체(實體)가 있음을 인지하게 하는 수단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 인생은, 삶은, 지나가는 그림자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곡가 이찬해에게 있어 꿈은, 존재함, 그 실체의 순수성을 인정한 그림자의 투영이었으며, 춤은 가시화된 꿈이었으며, 평생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그림자가 되기를 소망한 그녀의 신앙이었으리라. 그러므로 작곡가 이찬해의 작품 안에서 춘향과 몽룡은 그 어떤 때(時)와 장소(場所)에서보다도 홀가분하게 한계 없는 춤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이 작품 안에서 서로를 너무도 사랑한다.
 
작곡가 이찬해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음악적 주인공들은 지금 이 시간, 여기서, 거추장스러운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그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만이 가능한 축복 속의 마지막 환희의 꿈을 춘다...... 
 
 


2010년 4월 11일
최 원 선 (음악이론가)


방송안내
프로그램명 : 예술무대
회차 : 410 회
첫방송: 2010-04-11
길이(hh:mm:ss) : 1시간 20분